과학기술과 예술의 융합 'AVS : 내추럴 레플리카' 전시 개최
과학기술과 예술의 융합 'AVS : 내추럴 레플리카' 전시 개최
  • 차병영 기자
  • 승인 2023.03.15 14: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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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9일까지 진행

과학기술과 예술이 융합된 전시 ‘AVS : 내추럴 레플리카(Natural Replica)’가 내달 29일(토)까지 서울 동대문구에 소재한 김희수아트센터에서 개최된다.

수림문화재단,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는 본 전시는 8인의 작가와 5인의 과학자가 참여, 과학과 예술이 융합된 전시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참여 작가 8인은 고요손, 민찬욱, 박대선, 방앤리, 염지혜, 이건희, 이소요, 조효리이며, 참여 과학자 5인은 박종길, 박주연, 임세혁, 임화섭, 최재영이다.

이번 전시는 ‘자연(natural)’이라는 단어에서 출발하여 인간 존재 자체가 ‘자연 복제(natural replica)’의 산물이 아닌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또한 인공지능의 발달과 함께 대두된 인간과 기계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 우리가 가져야 할 태도에 대해 논한다. 더불어 시대변화 속에서 발견해야 할 새로운 ‘인간성’과 인간에 의해 범주화되고 규범화된 프레임이 만들어낸 ‘자연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공유한다. 

전시의 시작은 거대한 파도를 연상케 하는 이건희 작가의 <제4의 물결>로, 얽히고설킨 듯 보이지만 규칙적으로 프로그래밍된 가상 세계를 규격화된 크기의 화면으로 연결해 바다의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가상 세계가 현실 세계를 원형으로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형 회화 작품이다. 

아트갤러리에 들어서면 염지혜 작가의 <심바이오플롯>을 만날 수 있다. 복제와 진화 그리고 소멸을 통해 공생하는 지구상의 모든 존재에 ‘함께 살기’를 제안한다. 서사를 통해 사회적 규제와 범주 속에 갇힌 ‘자연성’이 얼마나 인간 중심적인 것인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민찬욱 작가의 <디지털 자아는 스스로 죽을 수 있는가>는 인공지능 큐브들이 인간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대화하는 모습을 통해 디지털 생명체의 물리적 몸체를 심미적으로 보여준다. ‘소통이 가능한 디지털 생명체를 존재론적으로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또한 민담을 모티브로 한 머리카락 클론들로 존재와 객체, 인간의 사물의 교차점을 보여주는 고요손 작가의 작품과 ‘마이브리지 말’을 모티브로 한 조효리 작가의 작품들은 다양한 차원에서 주제에 접근하여 복제의 과정을 유희적으로 파노라마처럼 펼쳐내 인간 복제에 대한 열망과 욕망이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임을 역설한다.

방앤리 작가의 <아이샤인>은 인간의 뇌를 모사한 인공지능의 판단과 그 결과를 ‘자율주행 자동차의 사고’라는 사건을 통해 서사적으로 보여준다. 이소요 작가는 흙에 매립된 플라스틱이 특정 바이러스에 의해 분해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 바이러스의 자가복제와 증식이 자연 스스로가 가진 복원 능력이라는 가설을 시각적으로 확인시켜 준다. 박대선 작가의 <웰컴 투 내추럴 시티>에서는 인류의 욕망으로 만들어진 디지털 세계로의 이주를 제안한다. 가상 세계로 이주하는 과정을 다룬 서사 속에서 《내추럴 레플리카》에 참여한 여덟 작가들의 작품 일부를 실감형 콘텐츠로 경험할 수 있다. VR 작품을 체험하며 인간 존재에 대해 사유해볼 수 있으며, 디지털 이주자의 삶과 도시의 형상을 경험해볼 수 있는 이 작품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후원으로 만들어졌다.

전시 관계자는 “원형에 대한 끝없는 탐구, 인간 복제의 열망과 디지털 시대의 연결고리를 보여주고 질문하는 전시”라며, “이번 전시로 자연과 역사, 물질과 비물질, 인간과 사물의 교차점에서 복제와 원형 사이의 이야기로 미래에 대한 우리의 인식과 실천의 범위를 환기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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