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비즈 김문구 기자] 한국의 2021년 유럽 특허청(EPO) 특허 출원 수가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3.4% 증가한 9394건에 달하여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
5일 발간된 2021년 EPO 특허 지수에 따르면 대한민국 특허 출원의 전체적인 성장세는 지난 3년 대비 한 풀 꺾였으나, 디지털 통신과 반도체 같은 주요 기술 분야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국 기업들은 2021년 반도체 분야에서의 특허 출원을 전년 대비 36.2% 늘리는 강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반도체 분야에서 한국의 비중을 18%로 끌어 올렸다. 반도체 분야 유럽 특허 출원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에는 12%에 불과했으나, 이를 6% 늘리면서 반도체 분야의 혁신을 이끄는 국가들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삼성은 2021년에 전년 대비 57% 더 많은 반도체 특허를 출원하며 반도체 분야의 전체 특허 출원 중 13%를 홀로 기록했다. 이는 각각 3%대의 비중을 차지하는 2위 인텔 및 3위 TSMC의 기록을 훨씬 웃도는 확고한 1위다.
EPO는 2021년에 총 188,600건의 특허 출원을 받았다. 이는 2020년 약간의 감소(-0.7%)를 기록한 이후 4.5% 반등한 수치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이란 흐름을 증명하듯 디지털 통신과 컴퓨터 기술이 가장 강한 성장세를 보였고, 그 뒤를 이어 백신과 여타 헬스케어 분야에서의 많은 혁신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제약과 생명 공학 분야가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EPO 회장 안토니오 캄피노스는 “지난 해의 많은 특허 출원은 혁신의 탄탄함, 유럽과 전 세계 혁신가들의 창의성 및 창의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특히 다수의 디지털 기술 특허 출원 및 높은 성장률은 모든 산업군에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진행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말했다.
한국의 EPO 특허 출원 중 1위를 기록한 분야는 디지털 통신(전년 대비 8.4% 증가)이었다. 청정 에너지 기술이 다수 출원되며 작년 해당 항목에서 선두였던 전자 기기 및 도구, 에너지(전년 대비 4% 감소) 분야는 올해 2위로 밀려났다. LG는 시그니파이, CATL, 삼성 등을 제치고 전 세계 기업들 중 전자 기기 및 도구, 에너지 분야 1위 특허 출원인에 올랐다.
2021년에 총 3,439개의 특허를 출원한 삼성(전년 대비 5% 증가)이 다시 한 번 한국 내 EPO 최다 출원인이었으며, LG(2,422개), KT&G(233개), 포스코(168개), SK(138개)가 그 뒤를 이었다. 기업별 글로벌 순위에서 삼성은 2020년 1위였으나, 2021년에는 한 계단 하락한 2위를 기록했으며, LG는 전년도와 동일하게 3위를 유지했다. 중국의 화웨이는 전년도 2위였던 것에 반해 2021년에 1위에 등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