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비즈 김문구 기자] 가트너가 2023년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이 11.2%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27일 발표했다.
2022년 반도체 시장 규모는 총 5,996억 달러로, 2021년 대비 0.2% 소폭 성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다가오는 반도체 시장의 단기 전망은 더욱 악화되어 2023년 전 세계 매출은 총 5,322억 달러에 그칠 전망이다.
가트너의 부사장인 리처드 고든은 “경제 역풍이 계속됨에 따라, 전자제품에 대한 최종 시장의 수요 약세가 소비자에서 기업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투자 환경 또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칩 공급 과잉이 재고 증가와 칩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올해 반도체 시장의 하락세를 가속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메모리 업계는 과잉 생산과 재고 문제로 인해 평균 판매 가격(ASP)에 상당한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메모리 시장 규모는 2023년 총 923억 달러로 35.3%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2024년에는 70% 증가하며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DRAM 시장도 평년과 유사한 공급업체의 비트(bit) 생산량에도 불구하고 최종 장비 수요 약세와 높은 재고 수준으로 인해 상당한 공급 과잉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트너의 애널리스트들은 2023년 DRAM 매출이 39.4% 감소하여 총 47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2024년 시장이 공급 부족 상태로 전환되면서 가격이 반등하고 DRAM 매출 역시 86.8% 증가할 것이다.
가트너는 향후 6개월 동안 NAND 시장의 역학 관계도 DRAM 시장과 유사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수요 약세와 공급업체의 높은 재고량이 공급 과잉을 유발하여 가격이 크게 하락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 결과 2023년 NAND 매출은 32.9% 감소한 389억 달러에 그쳤다가, 2024년에는 다시 극심한 공급 부족으로 인해 매출이 60.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든 부사장은 “반도체 산업은 향후 10년간 여러 장기적인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며, 특히 기술 혁신이 부족한 PC, 태블릿 및 스마트폰 시장을 중심으로 수십년간 이어져 온 대용량, 고액 콘텐츠 시장의 호황이 끝나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더불어, 코로나19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긴장은 탈세계화 추세 및 기술 민족주의의 부상을 촉발시켰다. 고든 부사장은 “오늘날 반도체는 국가 안보 문제로 인식된다”며 “세계 각국의 정부가 반도체 및 전자제품 공급망 자급자족을 구축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면서 전 세계적인 온쇼어링(Onshoring) 이니셔티브를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PC, 태블릿, 스마트폰 반도체 시장은 정체돼 있다. 이 세 시장이 2023년 전체 반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총 31%로, 1,676억 달러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고든 부사장은 "이러한 대량 생산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렀으며, 매력적인 기술 혁신을 찾아볼 수 없는 대체 시장이 됐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자동차, 산업, 군사 및 민간 항공우주 반도체 시장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13.8% 성장하여 769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는 더욱 다양하고 작은 규모의 최종 시장이 많아질 것이다. 최종 시장의 세분화로 자동차, 산업, IoT, 군사 및 항공우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 기회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고든 부사장은 "최종 시장 수요의 경우, 소비자 재량 지출에 대한 노출도는 줄어드는 반면 기업의 자본 지출에 더 많이 노출될 것”이라며, “더 많은 중간 업체들의 관여와 시장 채널의 다양화로 인해 공급망은 더욱 복잡해질 것이며, 최종 시장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유형의 역량이 필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