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현대 생활문화 조사 보고서 2종 발간
근현대 생활문화 조사 보고서 2종 발간
  • 박미숙 기자
  • 승인 2015.01.08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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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림수제화의 장인들』,『100년의 테일러 종로양복점』2권 발간

[생활정보]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은 ‘근현대 직업인 생애사’ 조사사업의 성과물로『수표교에서의 4대 80년, 송림수제화의 장인들』,『100년의 테일러 종로양복점』조사 보고서를 2014년 12월 15일 발간했다.

2011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근현대 직업인 생애사’ 조사사업은 일차적으로는 도시화와 기술의 발달로 급격한 변화와 소멸 위기에 직면한 직업인의 생애사와 생업활동을 조사ㆍ 기록하고, 생활사자료의 상세한 기록화를 통한 유물자료의 수집 기반을 만드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세상에서 하나 뿐인 구두, ‘수제화’를 4대에 걸쳐 만든 ‘송림수제화’

창업 80년을 맞는 송림수제화는 우리 사회의 급격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온 ‘4대’의 인생역정이라는 생애사와 생업 활동을 통해 우리 근현대사를 다시 보게 해 준다.

▲ 『송림수제화의 장인들』 표지

또한 서울특별시의 재개발과 난개발이라는 도시화의 정반합 과정에서 직업인의 삶이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보여준다. 아울러 대량 공장생산에 맞서서 사양길에 접어든 수제화 업계의 영고성쇠를 보여 주면서 삶은 무엇이고 직업은 무엇인지에 대한 메시지를 화두처럼 던져 줄 것으로 기대된다.

수제화 작업 공정은 우리 장인의 꼼꼼한 기술의 힘을 느끼게 해 준다. 서울 중구 수표로에 터를 잡고 6·25전쟁 직후 영국군 군화를 개조해 한국 최초의 등산화를 만들면서 유명해진 송림수제화는 손님의 발 형태를 정확히 측정하는 일에서부터 모든 정성을 기울인다. 발의 길이, 넓이, 발등의 높이까지 재고 본을 만들어 재단과 재봉, 밑창 제작에 들어가는 수제화는 평균 25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장인들의 손으로 완성을 향한 긴 여정을 떠난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신발은 이렇게 천 번의 손길을 거쳐 완성된다. 현재 작업장을 지키는 7명의 직원들에게는 20년 넘게 신어서 닳고 닳아 다시 가게로 수선하러 돌아온 신발이 직업의 자부심을 되새기는 증표이다. 송림수제화는 이곳을 찾는 수십 년 단골손님들을 통해서 우리 수제화 구두를 대표하는 명품 브랜드가 되었다. 거기에 멈추지 않고 매달 장애인센터를 돌며 장애인들의 발이 불편하지 않도록 ‘슈즈닥터’로 자원봉사를 하는 송림수제화 임명형 사장 내외를 비롯한 직원들의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100년의 테일러, 종로양복점』

1916년 종각 근처에서 창업한 ‘종로양복점’은 외국인이 경영하는 양복점이 대세였던 당시 조선인 양복점 시대의 포문을 연 조선인 테일러 1세대라고 할 수 있다. 창업주 이두용(李斗鎔, 1882~1942)과 그의 4남 이해주(李海注, 1914~1996)에 이어 지금은 손자인 이경주(李景柱, 1945~ )가 꿋꿋이 지켜가고 있는 종로양복점은 현존하는 우리나라 최고(最古) 양복점으로서 양복과 맞춤양복점 역사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다.

▲ 『100년의 테일러』 표지

이 보고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양복점인 종로양복점 테일러의 생애사를 당시 맞춤양복업을 둘러싼 사회상을 함께 살펴보고자 노력했다. 양복의 대중화와 함께 맞춤양복점과 그 종사자들의 변화 과정을 종로양복점 집안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이와 아울러 당시 양복을 둘러싼 사회상을 살펴볼 수 있도록 각종 신문 기사와 광고를 활용하였다. 또한 구술조사를 통해 일제강점기 양복 공장을 일러스트로 제작하여 양복 제조 현장을 재현해 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1970년대 국제기능올림픽대회 금메달리스트, 양복 세일즈맨 등과 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 맞춤양복업의 역동적인 변화상도 함께 담았다. 마지막에는 맞춤양복 제작과정과 도구도 실측하여 점점 사라져가는 맞춤양복 기술을 기록하였다.

두 보고서는 사라져 가는 직업을 기록하고 당시 직업인들의 일상 생활문화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근대화 과정에서 빠르게 사라져 가고 있는 다양한 직업인의 생애사를 발굴하고 그들이 사용했던 도구의 사회문화적 맥락을 살펴보는 기회가 되었다. 또한 조사를 통해 박물관의 유물수집과 전시로의 영역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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