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비즈 박미숙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광복’)은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1월 수상자로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 김태일 교수를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은 우수한 연구개발 성과로 과학기술 발전에 공헌한 연구개발자를 매월 1명씩 선정하여 과기정통부 장관상과 상금 1천만 원을 수여하는 상이다.
과기정통부와 연구재단은 김태일 교수가 생체모사 기술을 이용해 움직임에 의한 노이즈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새로운 하이드로젤 필터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바이오 전자소자에 적용하여 생체신호 측정의 정확성을 높여 생활 속 다양한 진동 소음을 줄이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며 치료·진단의 기반인 생체신호 측정에 사용되는 바이오 전자소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바이오 전자소자는 인체에 부착하거나 삽입된 형태로 생체신호를 측정하는데 이때 사람의 움직임으로 인한 진동 등 다양한 노이즈가 함께 측정되는 문제가 있다.
노이즈를 줄이기 위해 신호처리기술 및 머신러닝 기반의 신호 분류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기존 방식은 신호 측정 후 노이즈만 별도로 제거하여 신호의 왜곡을 야기하는 단점이 있다.
김태일 교수는 거미 다리의 생체소재인 점탄성 패드(cuticular pad)를 모방한 젤라틴/키토산 기반의 하이드로젤 고분자 소재를 개발하고, 낮은 주파수의 노이즈만 선택적으로 제거하여 신호 대 잡음비(신호전력/노이즈 전력)가 우수한 바이오신호 확보가 가능함을 실험적으로 증명하였다.
거미는 바람과 비 등 외부 노이즈가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먹이와 짝 등이 보내는 신호를 잘 감지한다. 다리 하부 진동수용체에 존재하는 점탄성 패드가 낮은 주파수 대역의 노이즈만 선택적으로 제거하고, 높은 주파수 대역만 진동수용체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는 인체의 움직임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필요한 주파수 대역을 선택적으로 제거하고, 진단과 치료에 필요한 생체 신호의 주파수 대역만 선택적으로 감지·측정할 수 있어 차세대 바이오 전자소자 개발에 필수적이다. 또한 물리적 충격을 감소시키는 원리를 규명해 사회문제인 층간 소음 및 차량 진동 등 다양한 진동에 의한 소음제거 소재로도 응용이 가능하다.
관련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2022년 5월 게재된 바 있으며, 민간기업에 기술이전되어 뇌파측정소자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김태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생체모사 기술을 활용하여 진동소음을 선택적으로 줄여주는 소재를 개발하고 이를 전자센서에 적용하여 신호필터 없이도 고신호를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며 “앞으로 신산업 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할 새로운 소재 개발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